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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지르는 네가, 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이라면, 상암벌에는 수많은 챔피언들이 있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이 나라의 챔피언들이었다. 양일간의 헤드라이너는 비록 해외 음악가들이었지만, 국내의 음악가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모았다. 넬(Nell), 이적 등은 헤드라이너 부럽지 않게 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하고 환호를 이끌어냈다. 싸이(PSY)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로커의 꿈


농담처럼 싸이의 내한공연이란 말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싸이의 출연을 두고 다소 논란이 있었다. 뮤직 페스티벌을 곧 록 페스티벌로 이해하는 이들로 인해 생긴 오해이자 논란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싸이는 밴드 편성으로 무대에 올랐다. 새로운 세션으로 색다른 맛을 전해줌과 동시에 원곡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부분들은 그대로 가져가는 편곡 방식을 취했다. 싸이의 노래에서 화끈한 기타 솔로를 듣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38살이 된 지금까지도 로커의 꿈을 꿔왔다는 이 월드 스타는 시티브레이크 무대를 통해 어느 정도 그 꿈을 이울 수 있었다.


정규 새 앨범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공연을 앞두고 스눕 독(Snoop Dogg)과 먼저 공개한 싱글 'Hangover'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일까. 세트리스트에는 이 노래가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공연을 가장 잘하는 가수 가운데 하나로 정평이 나있는 싸이는 여전히 건재한 상태다. 월드스타나 해외진출 같은 거창한 수사를 빼더라도 그는 여전히 수만의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쇼의 주인공이었다.





놀 줄 아는 가수와 놀기 위해 온 관객

 

공연을 보면 볼수록 히트곡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공연에서 히트곡의 존재 유무는 정말 중요하다. 그 노래를 어느 지점에 놓고 어느 순간에 터뜨려야 하는지 그 흐름을 짜는 것 역시 아티스트의 역할이다. 그럼 점에서 싸이는 무척이나 편안했을 것이다. 그에게는 조금 과장해서 제목만으로도 관객들을 뛰어놀 수 있게 할 만한 히트곡이 여럿이었다. '챔피언'으로 포문을 연 그는 그곳에 모인 많은 이들을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좌석을 가득 채운 이들이 소리를 질렀고 음악에 미쳤다. 또 한 번 싸이는 편안했을 것이다. 소리를 지르라면 지르고, 뛰라면 뛰는, 공연을 즐기기 위해 온 수많은 관객들이 그의 앞에 있었다.


싸이는 쉴 틈 없이 관객을 선동하고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마도 그가 공연을 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소리 질러!"였을 것이다. '챔피언'으로 시작한 공연은 '연예인', '새', 'Right Now', '낙원', '강남스타일' 등의 히트곡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중년 관객들도 곳곳에서 보였는데 전 연령대에서 이런 큰 호응을 얻은 음악가는 시티브레이크 출연진을 통틀어서 싸이가 독보적이었다. 관객들을 소리 지르고 뛰게 하다가도 '낙원' 같은 노래에서 잠시 쉬어가며 관객들과 편안한 합창의 시간을 갖는 싸이의 모습은 역시 무척이나 능숙해 보였다.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편곡이나 연주도 흥미로웠는데 이번 페스티벌 무대를 위해 주로 록 밴드 편성으로 무대를 꾸렸지만 그렇다고 싸이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빼놓지는 않았다. 가령 '강남스타일'은 그 인상적인 인트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거기에 밴드의 연주를 입혔다. 다수의 댄서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록 밴드와 안무 팀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연주를 하는 독특한 장면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강남스타일'과 앙코르 곡으로 이어지는 무대가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말춤은 여전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 서있던 관객은 물론이고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까지도 모두 말춤 행렬에 동참했다. 앙코르로 부른 가요 메들리는 공연장에서 싸이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붉은 노을'-'그대에게'-'여행을 떠나요'로 이어지는 국민응원가 수준의 메들리는 열기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아닐 수도 있지만, 남의 노래를 천연덕스럽게 마치 자신의 노래인양 부르며 원곡의 주인공들이 부럽지 않은 환호를 받고 합창을 이끌었다. 이 친숙함이야말로 싸이의 큰 장점일 것이다. 그가 또 한 번 월드스타의 자리에 오를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친숙함과 천연덕스러움을 가지고 그는 계속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공연을 즐겁고 뜨겁게 만드는 가수로 롱런할 것이다.




Writer. 김학선

인터넷 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웹진 '가슴' 편집인, 한겨레신문 대중음악 담당 객원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웹진 '보다' 편집장, 웹진 '백비트' 편집위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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