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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마룬 파이브(Maroon 5)를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그 전까지 무섭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퍼붓던 비바람은 마룬 파이브의 공연 전에 거짓말처럼 갰다. 덕분에 공연을 보기 전에 쾌적하고 시원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구름에 가려져있던 '슈퍼 문'도 모습을 드러내 공연장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오직 마룬 파이브를 보기 위해 기다려온 팬들이 있었다. 비록 여러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페스티벌 무대였지만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는 마룬 파이브를 보기 위해 기다려온 팬들도, 혹은 마룬 파이브의 공연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팬들도 여럿이었다. 상암의 그 넓은 경기장과 관중석을 모두 채울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마룬 파이브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팝 시장의 가장 '핫'한 아이콘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공연 시작 전부터 기대가 가득한 분위기가 공연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히트곡의 위력


<One More Night>로 공연은 시작됐다. 그때의 함성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무려 9주간 정상을 차지했던 노래다. 우리나라에선 <강남스타일>의 빌보드 1위를 막은 곡으로도 많은 얘기가 됐던 노래지만 그 순간만은 그런 사실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현재 팝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가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끈 노래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전에 한국 공연을 가진 뒤 "모든 팬들이 한국의 팬들과 같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던 마룬 파이브의 소감은 이날 다시 한 번 재현했다. 이어서 한국에선 가장 널리 알려졌을 <This Love>가 이어지고, 또 그 뒤를 이어 광고음악으로 쓰여 익숙한 <Lucky Strike>가 연주됐다. 멘트 없이 진행된 <One More Night>-<This Love>-<Lucky Strike>, 이 원투쓰리 펀치는 시작과 함께 상암벌을 들썩이게 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다. 현장에 있지 않던 이들이 어느 정도를 상상하든 그 상상 이상의 반응을 보여주었다. 쉼 없는 박수와 환호성은 물론이고 모든 노래 하나하나를 다 따라 불렀다. 음악가에게 히트곡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날 마룬 파이브는 몸소 보여줬다.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거의 모든 노래가 히트곡 같았다.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관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 열띤 반응은 고스란히 무대 위의 마룬 파이브에게 전달돼 또 그만큼 열정적인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인기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라이브




마룬 파이브는 단순히 인기만 있는 밴드가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 좋은 곡을 쓸 줄 아는 밴드였고, 그 곡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훌륭한 밴드였다. 세트리스트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고, 관객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줄 알았다. 가령 <Moves Like Jagger> 같은 곡에서는 능숙하게 관객들의 합창을 유도했고, 보컬리스트 애덤 리바인(Adam Levin)은 동작 하나 허투루 하지 않으며 말 그대로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노래를 즐겼다. 그 순간만은 관객들 모두가 애덤 리바인이 된 듯 함께 노래 불렀다.


자신들의 곡뿐 아니라 프린스(Prince)와 짐 클래스 히어로즈(Gym Class Heroes)의 노래들까지도 능숙하게 커버하였다. 밴드의 연주는 이보다 좋을 순 없을 정도로 탄탄했고, 애덤 리바인 역시 무대를 종횡무진 하면서도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마치 하나하나가 계산된 동작처럼 각 노래에 꼭 맞는 제스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가끔씩은 기타도 잡았는데 그 실력 역시 출중했다. 전체적으로 감탄이 나올 만큼 매끄러운 진행이었다. 사운드도 좋았다. 멀찌감치 가운데 객석에 앉아 공연을 봤지만 보컬과 악기 각각의 소리는 선명하게 들렸다. 스탠딩석에서 공연을 즐긴 이들은 물론 이 사운드를 더욱 또렷하게 즐겼을 것이다. 다만 측면의 객석까지 이 선명한 소리가 더 확실히 전달됐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다.





뮤지션과 팬, 모두가 만족스러웠던 공연


공연 중간중간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한국인 친구를 얘기하는 모습에서 왜 한국의 (여성) 팬들이 마룬 파이브를 특히 좋아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멋지고 섹시했으며 또 귀여움까지도 갖고 있었다. 9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팬들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시간이었겠지만 세트리스트를 보고 있으면 또 연주할 만한 곡들은 빠짐없이 완료한 공연이기도 했다.





9월 발매에 앞서 미리 공개한 싱글 <Maps>도 들려줬고, <Makes Me Wonder>, <Moves Like Jagger>, <Daylight> 같은 싱글도 빠지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뒤 만족한 얼굴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며 지금 현재 가장 인기 있고 트렌디한 밴드가 누구인지를 생각해보았다. 마룬 파이브였다.




Writer.
김학선
인터넷 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웹진 '가슴' 편집인, 한겨레신문 대중음악 담당 객원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웹진 '보다' 편집장, 웹진 '백비트' 편집위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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