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씨티브레이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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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진 격렬한 폭우로 인해 무대 셋팅이 잠시 중단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둘째 날 컬처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 뉴 파운드 글로리(New Found Glory: 이하 NFG)의 공연은 정상적인 타임테이블 시간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나왔다. 혹시나 공연 시간이 미뤄질 것을 예상하던 이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운드 셋팅 무렵에는 윌 스미스(Will Smith)의 <Gettin' Jiggy Wit It>과 N.W.A.의 명곡 <Fuck the Police> 등의 힙합 트랙들이 장내에 들려왔다. 이후 좀 더 큰 볼륨으로 왕년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Hulk Hogan)의 80년대 테마 곡 <Real American>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드디어 밴드 멤버들이 무대 위로 오른다. 그들은 비가 몹시 내리던 사운드 셋팅 당시 미리 무대 위를 어슬렁거리다가 기다리던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NFG는 이번 <현대카드 CITYBREAK 2014>에서 공연했던 밴드들 중 유일하게 중계 화면에 자신들의 연주 모습을 중계하지 않았는데 대신 다양하게 변화하는 밴드의 로고를 스크린에 걸어놓았다. 과거 그린 데이(Green Day) 내한 당시 때도 스크린에 밴드의 공연을 중계하지 않았는데 주로 펑크 밴드들이 이런 태도를 고수하는 듯싶다.


 

베테랑 펑크 록커들이 선보이는 연륜의 라이브





강력한 훅, 그리고 완벽한 밴드의 합을 바탕으로 한 NFG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팬들을 뒤흔들어 놓았다. 혼자 우의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보컬 조단 펀딕(Jordan Pundik)은 첫 곡 <All Downhill From Here>부터 날뛰기 시작했다. 그 역시 이전날의 컬처스테이지 헤드라이너였던 데프톤즈(Deftones)의 치노 모레노(Chino Moreno)처럼 유선 마이크를 손에 쥐고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스케이트 펑크 튠 'Truck Stop Blues'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관객들에게 서클 핏을 주문하기도 했는데 이를 알아들은 관객들은 원을 만들며 서클 핏을 형성해내면서 모싱을 해댔다. 





미키 마우스 티셔츠가 썩 잘 어울렸던 기타리스트 채드 길버트(Chad Gilbert)는 공연 도중 과거 밴드가 무려 두 차례나 한국 공연이 취소된 적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드디어 내한공연이 성사됐는데 때마침 비가 억수로 퍼붓자 좀 격양된 모양이었다. 다행히 비는 그치고 비로소 밴드는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과거의 취소 사례와 함께 "I said, fxxk you to the rain"이라는 멘트를 날리면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공연 멘트에 욕을 섞는 것을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채드 길버트의 이 멘트의 경우 이례적으로 뭔가 통쾌한 기분 같은 것을 선사해냈다.

 

올드스쿨 팬들을 위한 빠르고 격렬한 곡을 준비했다면서 <Better Off Dead>를 연주한 이후 곧바로 <Something I Call Personality>를 연결해갔다. 주먹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라 한 후 <Don't Let Her Pull You Down>을, 그리고 <Anthem for the Unwanted>의 익숙한 멜로디를 관객들에게 허밍을 시키기도 했다. 하드코어 키드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Truth of My Youth>, 그리고 비가 완전히 그친 지라 비에 젖었던 사람들이 점차 말라버린 것 같은데 이제는 땀으로 다 젖게끔 만들 것이라면서 <Failure's Not Flattering>을 작렬시켜낸다. 하지만 곡 전주에 흐르는 뉴 웨이브 풍 신시사이저 소리는 분위기를 더욱 쾌청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거구의 베이시스트 이안 그루시카(Ian Grushka)는 웃옷을 벗은 채 연주를 이어나갔는데 기타리스트 채드 길버트는 종종 자신들의 베이시스트를 지구상 가장 섹시한 베이스 연주자라며 소개했다. 그런 코멘트에 이안 그루시카는 이상한 포즈로 화답해내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 멜로디가 유독 두드러졌던 히트곡  <Dressed to Kill>, 그리고 우리에게는 영화 [시티 오브 엔젤(City of Angels)]로 익숙한 구 구 돌스(Goo Goo Dolls)의 히트넘버 [Iris]를 격렬한 이모 코어로 재구성해내면서 국내 팬들을 매혹시켜냈다. 한 관객이 무대 아래에서 밴드에게 특정 곡을 주문하기도 했는데 조단 펀딕은 그 곡은 나중에 연주할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면서 관객들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 또한 보였다.


지난 주에 공개된 신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인다면서 를 연주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팝적인 멜로디가 두드러지는 <Forget My Name>과 <Sincerely Me>, 건반이 가미된 <Hold My Hand>, 그리고 구 구 돌스의 곡에 이어 또 하나의 익숙한 커버곡인 식스펜스 넌 더 리처(Sixpence None the Richer)의 <Kiss Me>를 농담처럼, 하지만 꽤나 흥겹게 불러낸다. 노래를 아는 관객들은 이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조단 펀딕이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한번 헤집어놓은 이후에는 이런 악천후 속에서 묵묵히 활약해낸 스텝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하면서 예의를 차렸다. 그리고는 최근 공연에서 항상 마지막을 장식하는 <My Friends Over You>를 부르면서 이 여전히 씩씩한 펑크키드들의 성대한 파티는 종결된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Born to Run>이 장내에 흘렀다. 이에 대해 밴드의 엔지니어에게 물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밴드가 주문한 엔딩 곡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끝까지 내달려온 NFG에게 있어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제목의 퇴장 곡은 그럭저럭 의미심장했다.

 

 

17년 차 밴드의 성공적인 첫 내한 신고식

 

 



단언컨대 올해 봤던 공연 중 가장 유쾌한 쇼였다. 공연 도중 마룬 파이브(Maroon 5)의 모창 같은 것을 하면서 분위기를 환기시켜내기도 했던 그들이지만 비단 이런 개인기 때문에 유쾌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일단 밴드 자신들이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생각되는 공연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밴드가 워낙 재미있는 공연을 하고 있으니 무대 좌측 스탠드에서 비를 피해 쉬고 있던 이들 역시 너도나도 아래로 뛰어내려와 공연을 만끽할 수 밖에는 없었다. 취향과는 별개로 NFG의 공연을 놓친 이들은 그야말로 두고두고 후회해야만 할 것이다. 


밴드의 폭발력, 그리고 거기에 나름의 유머를 겸비해내는 방식은 라이브가 진행되는 공간과 밴드가 완전히 일체화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안겨줬다. 비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로 일말의 피로감마저 몰려오는 가운데 NFG의 공연은 기분만큼은 최고라 말할 수 있는 공연 내용을 선사해냈다. 참고로 NFG<현대카드 CITYBREAK 2014> 퍼포먼스는 그들의 이번 투어 일정 중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한다. NFG는 물론 컬처스테이지 자체에 있어서도 이들의 공연은 가장 뭉클한 피날레가 아니었나 싶다. 현재의 NFG, 그리고 동시에 미국 팝 펑크 씬의 현주소 또한 가장 정확하게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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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ㅠㅠ 2014.08.13 16:37 신고

    아,,리치샘보라 보고 볼라했는데 비 땜에 동시에 시작해서 보지도 못하고 정작 리치샘보라는 무슨 밑안닦고 나온거처럼 되고,, 짜증나네

    addredit/del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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