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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코앞으로 다가온 뮤직 페스티벌 시즌. 평생 모르고 사는 이는 있어도 한 번만 가 본 이는 없다는 이 중독성 강한 유희는 올해도 여름의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중이다. 올 여름도 젖과 꿀이 흐르듯 음악과 술이 흐르는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습관처럼 티켓을 예매하고 동선을 짜고 휴가를 잡고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는 당신, 그 바쁜 와중에 혹시 이런 기분이 든 적은 없나. 선블록에서 우비까지, 분명 페스티벌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갖췄건만 어딘가 중요한 걸 빠뜨린 듯 한 허전함 말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아는 만큼 들리고 준비하는 만큼 더 즐길 수 있는 <현대카드 CITYBREAK 2014> 체험판. 단순히 아티스트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 포스터를 닳도록 들여다보거나 최근 셋 리스트를 체크하는 것을 넘어 가슴 한구석 염두 해 두면 좋을 페스티벌 팁들을 지금부터 만날 수 있다. 우선 <현대카드 CITYBREAK 2014>는 이틀에 걸쳐 총 세 개의 스테이지가 준비하고 있다. 각각 SUPER, CULTURE, MUSIC라 이름이 붙여진 이 무대들은 규모의 차이만큼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을 각각 확보해 놓은 상태. 차려진 밥상 주는 대로 받는 도련님처럼 그저 멍하니 무대만 바라볼 생각이 아니라면 기억하라. 보다 입체적으로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혹은 무대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쉽고 빠른 지름길이 여기 있다.



MUSIC STAGE : 최신 인디씬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뮤직 스테이지(Music Stage)는 최근 한국 인디씬의 흐름을 놓지 않는 동시에 새로운 밴드를 발견하는 기쁨을 즐기는 호기심 많은 당신을 위해 준비된 무대다. 떠오르는 신예 아시안 체어샷, 러브 엑스 스테레오에서 이아립, 호란 같은 이 바닥 잔뼈 굵은 언니들까지 정성스레 모은 라인업은 관객들에게 진정한 골라 보는 재미가 무엇인가를 알려 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신선한 음악적 자극에 호기심 많은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런 음악적 자극에 더해 혹시 조금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오감을 이용해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은 페스티벌 키드가 있다면 13steps와 컴배티브 포스트의 이름을 기억하라. 한국 하드코어계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이 두 밴드의 공연은 무대 위도 위지만 무대 아래의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모싱, 슬램, 서클핏 같은 그래도 상식 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페스티벌 무브는 물론 정확히 절반으로 관객을 나눠 양쪽 벽으로 붙인 뒤 절정의 순간, 가운데 지점을 기준으로 달려나가며 서로의 몸을 단체로 부딪히는 월 오브 데스(Wall of death) 같은 다소 고급 기술까지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이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면 13steps의 대표곡 ‘선과 악’의 전주가 흐르는 순간부터 곡의 마지막까지 객석에서 눈을 떼지 말 것. 굳이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그저 멀찌감치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드로만 가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정의 무대>를 방불케 하는 남성 팬들의 환호와 떼창으로 유명한 요조의 무대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My name is Yozoh / 당신을 사랑해요 원하는 걸 줄게요(My name is Yozoh)’라는 소녀다운 가사를 월드컵 응원가 마냥 주먹을 불끈 쥐고 따라 부르는 팬들의 모습, 기대해도 좋다.



모싱과 콘서트에서 살아남는 법(A guide to moshing and concert survival)



CULTURE STAGE : 남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 당신


대형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좋지만 그보다도 나만의 취향을 찾아 즐기고 싶다는 이들에게는 컬처 스테이지(Culture Stage)를 권한다. 다른 어떤 스테이지보다도 다양한 장르와 팬층을 보유한 아티스트들이 시간차 공격을 서슴지 않는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시티 브레이크의 유일한 힙합 아티스트, 루페 피아스코다. 힙합 음악이라고 해서 괜히 지레 겁먹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스킬도 스킬이지만 현존하는 래퍼 가운데 가장 지적이며 젠틀한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는 그이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을 가져도 좋다. 다만 생각보다 훨씬 댄서블하고 그루비한 무대를 만드는 루페의 흥에 맞출 만반의 준비와 종종 연륜 있는 발라드 가수처럼 객석으로 마이크를 돌리곤 하는 ‘Superstar’ 타임을 대비한 후렴구 가사 숙지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게 좋겠다.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흐르는 코러스 ‘If you are what you say you are a super star / Then have no fear the camera's here and the microphone and they wanna know’는 그의 팬이라면 누구나 목이 터져라 함께 부르는 파트이므로 꼭 예습해갈 것. 장르에 대한 부담은 덜고, 리듬에 몸을 맡길 준비만 한다면 당신도 루페 피아스코가 만드는 파티에 함께 할 자격이 충분하다.


한편 무조건 뛰고 구르는 게 영 껄끄러운 관객들을 위해 스피리추얼라이즈드와 로로스의 무대를 추천해 본다. 스튜디오의 천재 제이슨 피어스를 중심으로 앨범만큼 심오하고 난해한 무대를 연출하기로 유명한 영국출신 밴드 스피리추얼라이즈드, 일반적인 쓰리피스 밴드 구성에 세컨 기타, 키보드, 첼로를 더한 6인조로 자신들만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심상을 전하는 포스트 록 밴드 로로스. 두 밴드 모두 격한 헤드뱅잉이나 슬램보다는 장중한 곡의 흐름에 육체와 정신 모두를 맡기는 망부석 같은 객석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니만큼 한낮의 더위와 혈기에 지친 음악 마니아들을 위로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여전히 헤드뱅잉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데프톤즈와 후바스탱크 같은 정통 록 밴드들도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길.



SUPER STAGE: 수만 명과 함께 몸을 부대끼고 싶은 당신


<현대카드 CITYBREAK 2014>에서 가장 큰 메인 무대는 이름부터 으리으리한 슈퍼 스테이지(Super Stage). 올해도 지금까지 이곳을 스쳐 간 이들만큼 묵직한 이름의 아티스트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가운데 아이돌 부럽지 않은 떼창의 주인공 마룬 5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들의 팬이 얼마나 훌륭하고 성실한 서포터들인지 앞선 내한 공연에 가 본 이들이라면 이미 뼈 속 깊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단순히 후렴구만이 아닌 노래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부분을 목청껏, 성심 성의껏 따라 부른다는 것이 타 팬들 떼창과의 가장 큰 차이점. 오디션 프로그램 예선장에 와 있는 것처럼 감정을 실어 완창 하는 양옆의 관객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최신곡 ‘Maps’나 히트곡 ‘This Love’의 가사 정도는 외워가는 것이 좋겠다. 혹시나 떼창은 하고 싶지만 알파벳만 봐도 속이 불편해지는 영어울렁증 증세가 있는 관객들에게는 이적이나 넬의 무대를 권한다. 이적은 둘째치고 넬도 떼창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모르시는 말씀. 공연 시작과 함께 줄줄이 쏟아지는 ‘마음을 잃다’, ‘기억을 걷는 시간’, ‘믿을 수 없는 말’ 등의 히트곡들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될 것이다. 특히 이들의 공연에서 언제나 가장 큰 호응을 부르는 곡은 ‘Stay’. 후렴구 ‘조금의(조금의) 따뜻함(따뜻함) 이라도(이라도) 간직할 수 있게 해 (난 이미 얼어버릴 듯 한없이 차가워) 너마저(너마저) 떠나면(떠나면) 나에겐(나에겐) 이젠 아름다움이 없어(난 이미 버려져 있고 한없이 더러워)’ 가운데 괄호 부분은 팬들의 의무할당량이므로 기억 또 기억해두자.





‘성대만으론 부족하다, 아낌없이 몸을 움직이고 싶다!’는 당신에게는 페스티벌에 모인 관객들을 에누리 없이 하나로 만들어 줄 ‘싸이’가 기다리고 있다. 한여름 밤 한 판 잘 놀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인 그의 필살기라면 뭐니 뭐니 해도 어느새 그만의 시그내쳐 무브가 되어버린 ‘말춤’. 조금씩 분위기가 고조되다 신호탄처럼 터지는 ‘오빤 강남 스타일’ 한 마디에 몸과 마음을 온통 빼앗긴 이들의 숫자를 굳이 헤아려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 오오 오빤 강남스타일!’과 함께 상암에 모인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월드컵 경기장 바닥을 뒤흔들 단 하나의 순간, 그 여름밤의 하이라이트를 위해 조금 쑥스럽고 부끄럽더라도 거울을 보며 살짝 연습해 놓는 게 좋겠다.


이외에도 강렬한 무대를 예고하는 오지 오스본과 옐로우 몬스터즈가 있다. 블랙 사바스 시절에서 솔로 활동까지 연식 있는 록음악 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히트 넘버들이 흘러넘칠 오지 오스본의 무대. 예고 없이 언제 울려 퍼질지 모를 ‘War Pigs’나 ‘Paranoid’ 같은 곡에 맞춰 이제는 전설로 남은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 기타솔로 립싱크와 유사한 상황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옐로우 몬스터즈. 말을 아끼겠다. 혈기 넘치는 록 팬들의 전유물인 슬램과 핏을 만들어 주먹질과 발길질을 즐기는 모싱을 속성으로 배우고 싶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다.





Writer.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2000년부터 불특정 다수의 매체에 기고하며 대중과 평단의 경계에서 듣고, 보고 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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