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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를 아우르는 다양한 아티스트들로 알차게 채워진 이번 현대카드 CITYBREAK 2014에는 처음 내한하는 해외 밴드들이 더러 눈에 띈다. 이들 중에는 결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 있는가 하면 24년 만에 최초로 내한하는 팀도 있다. 젊은 재능이 막 꽃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 실체를 국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 거장을 만나는 것은 양쪽 모두 각각 다른 의미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갓 데뷔한 아티스트의 첫 내한 퍼포먼스의 경우 어떤 가능성의 발현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일에 다름 아니며, 결성한 지 10여 년 이상 지난 이들의 첫 내한의 경우 그간 기다려온 팬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주는 경험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낼 것이다. 때문에 이는 두 세 번에 걸쳐 한국을 방문해온 아티스트의 라이브에 비해 더 가치 있는 경험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2000년 무렵, 원년멤버 해체 직전 처음으로 한국을 내한했던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는 공연 도중 관객들에게 이렇게 훌륭한 관객이 있는 나라를 해체 직전에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이 너무나 바보 같은 일이라며 코멘트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아티스트의 첫 내한이란 관객에게도, 그리고 밴드에게도 모두 중요한 경험이 되는 셈이다.

두 다리를 땅에 디딘 채 전개되는 우주로의 따뜻한 환각여행: Spiritualized

여기 하나 예시가 있다. 1997년도 NME 지에서는 영국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족적을 남긴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를 제치고 스피리추얼라이즈드(Spiritualized)의 걸작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에게 그 해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거두절미하고 국내의 록 팬들은 이들의 내한공연을 24년 동안 기다려왔을 것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단정지어 얘기하자면 이는 아마도 올해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퍼포먼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신경질적인 천재 제이슨 피어스(Jason Pierce)를 중심으로 결성된 스피리추얼라이즈드는 가스펠, 그리고 블루스에 폭풍 같은 기타 노이즈의 벽을 쌓아 올려나가면서 관객들에게 영험한 환각세계를 경험케 끔 유도해냈다. 세 번째 정규 작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의 거대한 성공 이후 <Let It Come Down>에서는 무려 100인조 오케스트레이션을 덧입혀내면서 어떤 야심을 표출해내기도 한다. 병으로 인해 죽음의 고비를 넘긴 후 발표한 <Songs in A&E>에서는 그의 영적 간증이 더욱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이 노래들은 우울하고 과도하게 감상적이면서 동시에 공격적인 광기마저 담아내곤 했다. 그리고 이 믿을 수 없이 복잡한 소리의 집합은 놀랍게도 하나의 공간 안에 계류되어 있었다. 

앨범 커버 아트웍에 마치 약품 설명서처럼 적어놓기도 했듯 스피리추얼라이즈드가 뿜어내는 약 기운으로 가득한 아름다움은 어떤 치유의 감정마저 느낄 수 있을 만큼 감동적이다. 능숙한 공간사용을 바탕으로 신비하고 웅장한, 그리고 풍부하고 우아한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공연이 펼쳐지는 바로 그 장소에서 관객들은 이 위대한 모험에 암묵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만일 이들의 노래를 전혀 모른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친숙한 가스펠 곡 <Oh Happy Day>가 이따금씩 공연 레파토리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전 국내의 한 잡지에서는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음악을 두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가 가족과 함께 밤하늘의 달을 바라볼 때의 기분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압도적이면서도 훈훈한, 하지만 드물게만 경험할 수 있는 절경이다.

악기의 영역을 넘어 인간 목소리의 한계에 도전하는 아카펠라 그룹: Pentatonix

5인조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Pentatonix)는 멤버가 다섯 명이라는 이유로 5음계(=펜타토닉 스케일)를 팀 이름으로 설정한다. 이들은 NBC에서 방영된 인기 아카펠라 오디션 프로그램 ‘싱 오프(The Sing-Off)’ 시즌 3에서 우승하면서 그 이름을 알려나갔다. 텍사스 동네 친구들로 결성되어 현재는 캘리포니아를 거점으로 활약해내고 있는 펜타토닉스는 초 절정의 기교, 그리고 어레인지를 통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아카펠라에 비트박스를 도입해내면서 장르를 초월한 소리 만들기에 집중해나갔다.

특히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메들리가 이들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유독 그루브 감이 두드러졌는데 일렉트로닉 뮤직을 사람의 목소리만을 이용해 완수해내는 것은 꽤나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는 아카펠라의 기발함이라는 차원을 넘어 오직 아카펠라로 밖에는 구현해낼 수 없는 소리라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이렇게 리스너들을 압도해낸 펜타토닉스는 아카펠라의 개념을 서서히 바꿔나갔고 총 동영상 조회수 1억 5천만 회 이상을, 그리고 페이스북 팔로워 약 140만 명이라는 숫자를 갱신해내면서 자신들의 현 위치를 증명해낸다.

오직 목소리에만 의존하는 순수한 음악적 결실을 우리는 이들의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단은 기교에 감탄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르는 음악적 깊이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원곡의 개성 그 이상을 포괄해내는 유명한 히트넘버들의 메들리는 물론 이들이 직접 작곡한 뛰어난 오리지날 곡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는데 다양한 비트와 음색을 통해 별도의 악기가 없음에도 전례 없이 현란한 스테이지가 완성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겠다. 악기로서의 인간의 한계점,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혼합된 페스티벌 속에서 과연 얼마나 자신들의 존재감을 발휘해낼 지가 궁금해진다.

현존하는 가장 쿨한 매혹적인 흑백의 위협: The Neighbourhood

아무런 정보 없이 인터넷 상에 단 한 곡만이 공개됐던 밴드 네이버후드(The Neighbourhood: 이하 NBHD)는 서서히 비밀스러운 정체를 드러내면서 씬을 장악해갔다. 록과 R&B, 그리고 힙합을 환각적인 형태로 결합해낸 이들의 음악에는 모노크롬 사진에 어울리는 권태감이 있었다. 따사로운 햇빛이 비추는 캘리포니아 출신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NBHD의 탐미적인 어둠의 소리들은 수많은 이들을 중독시켜갔고 현재 가장 뜨거운 신예로서 지목되고 있는 중이다.

2013년도에 발매된 데뷔작 <I Love You>는 일단 제목에서부터 그 시니컬함이 뚝뚝 묻어났다. 큰 홍보 없이 공개된 첫 싱글 <Sweater Weather>의 뮤직비디오 경우 4주 만에 10만명 이상이 시청하게 되며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 1위에 랭크되면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썸머 앤썸’으로 등극하게 된다. 보컬 제시 루더포드(Jesse Rutherford)가 전라로 출연한 뮤직비디오 <Afraid> 역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들의 비디오는 앨범 커버와 밴드의 프로모션 사진처럼 언제나 흑백이었다. 그러니까 NBHD의 노래가 흐를 때면 그 어느 곳에서도 어두운 분위기에 취할 수 있었다.

대부분 습기 찬 리버브를 머금은 느린 템포의 노래들을 불러냄에도 이들의 공연에는 폭발직전의 불길함 같은 것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특유의 쿨함이 유지되곤 했는데 이는 데이빗 린치(David Lynch)의 영화 같은 데서나 나올법한 미스테리한 풍경이었다. 유독 한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들을 불러온 이들의 로맨틱한 악몽, 혹은 달콤한 현기증 같은 퍼포먼스는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은연중에 무의식 속으로 침투해 들어갈 것이다.

익숙한 멜로디, 질주하는 기타로 풀어내는 영원히 푸르른 청춘의 펑크: New Found Glory

1997년 무렵 그린 데이(Green Day)에 열광한 고등학교 동급생들로 결성된 뉴 파운드 글로리(New Found Glory: 이하 NFG)는 속도감, 그리고 활기로 가득 채워진 팝 펑크 사운드를 분출해내면서 록 팬들의 꾸준한 환호를 얻어냈다. 마치 바닷바람이 부는 해변을 연상케 하는 젊은 소리들을 연주해나가는 와중 이들은 어느덧 펑크 씬의 거물로서 성장해갔다.

성공이 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기타리스트 채드 길버트(Chad Gilbert)는 밴드에 집중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드러머 싸이러스 보루키(Cyrus Bolooki)는 장학생의 자격 및 아버지처럼 의사가 되는 길을 포기했다. NFG의 모든 구성원은 그렇게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각자의 희생을 치렀고 결국 현 시대의 씬을 대표하는 펑크 록 밴드로 우뚝 서면서 찬란한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다.

1999년 [Nothing Gold Can Stay]로 데뷔한 이래, 미국의 청춘 군상을 있는 그대로 포착해낸 2002년 작 [Sticks and Stones], 그리고 펑크에 국한되지 않은 성숙한 모습을 보였던 2006년도 앨범 [Coming Home] 등을 발표하면서 스테레오타입의 NFG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활동을 펼쳐갔다. 2011년 작 [Radiosurgery]에서는 다시금 초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팝 펑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펑크라는 음악이 추구하는 사운드를 가장 훌륭하게 표현해내온 이들은 멋진 기타 리프, 그리고 향수가 감도는 두근거리는 멜로디를 통해 10대 시절의 분위기를 꾸준히 체험케 했다. 이는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음악이 아닌 맑고 생명력이 긴 노래들로써 완성됐고 또한 같은 펑크 록 클래식은 줄곧 공연장에서 압도적 열량의 떼창으로 이어졌다. 작년 10월에는 밴드 최초의 라이브 앨범 [Kill It Live]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NFG의 공연을 관람하기 이전 이 라이브 실황을 미리 감상하면서 분위기를 익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최근 그들의 공연 마지막을 장식하는 <My Friends Over You>이 장내에 흐를 무렵, 어떤 아련한 종류의 활력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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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먼가하겠지~ 2014.07.20 11:15 신고

    부산대구분들~
    ~뭉쳐서들 가시죠~^^

    카톡아이디bongk80

    전세버스추진하고있습니다
    대략15명정도모였구요~^^

    addredit/del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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